나의 스케치

한가로운 오후

하이디_jung 2009. 1. 5. 16:35

 

  진한 커피향이 달콤하다

젊은 수다들이 향기를 타고 날아 오른다

한 조각 와플이 입안에서 녹는다

새날에 이야기들은 연작이다.

 

한 친구의 아이가 반전체 39명중에 39등 했더라고 어이없어 한다

누군가 부모하기 나름이라며 공부를 잘 시키라고 충고한다

그 아이의 쓰임이 다를뿐이라며 공부 말고 잘하는게 뭔지 찾아보라고 충고했다

갑자기 좌중이 와글와글하다.

 

친구 아들을 과외 선생으로 추천했다

그렇게 절실하던 것들이 어느새 슬슬 멀어져서 저만치로 보인다

사람은 운명적 요인에 기인하며, 쓰임에 대한 것들은 나중에 알게 된다고 했다

나의 쓰임은 어떠했는지를 돌아본다.

 

미대 실기시험의 주제가 석류가 나왔다고 전화가 왔다

한 번도 그려본적이 없는 석류라고 낙심하며 목소리가 잦아드는듯 하다

엄마의 고함이 들린다

"그 따라지 y대도 못 간다 말이가"

 

아이들 세상이다

아이들에게서 놓여난 나 혼자 일탈을 하고 있는가보다

너내들도 몇 년만 기다려봐라

둥지를 떠난 새들은 돌아오지 않듯이 품안에서 날아간 자식이다.

 

식어버린 커피는 향기마저도 가라앉아 버렸다

수다에 지친 먹다남긴 파이에도 피곤함이 묻어난다

약기운이 자세를 완화시켜 오므렸던 다리가 포개지며 벌어지기도 한다

오늘 운동은 또 내일로 유보되는가 보다.

 

새날 모임이 어리디 어리다

몇 년이나 더 기다려야 성숙해 질려나

어른도 아이랑 같이 자라는 모양이다

식어버린 커피의 쓸쓸함을 마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