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케치

벚꽃 나들이

하이디_jung 2009. 4. 6. 18:47

 

  바람을 따라 하얗게 흩어지는 꽃잎들이 눈꽃처럼 길위에 내려 앉는다.

온 세상이 하얗게 벚꽃으로 물들었다.

오래된 고목에선 튼실하고 충실한 꽃송이가, 아직은 어린 나무에서는 연약한 꽃송이가 성글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연한 핑크빛 세상은 다 황홀할 뿐 나무의 크고 작음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친구의 성화에 못이겨 찾아간 합천호의 벚꽃은 올봄 꽃구경을 흠뻑 시켜주고, 간간이 피어난 진달래 또한 가슴을 시리게 하였다.

참 아름다운 세상이다.

친구가 넋두리처럼 한 마디 한다.

"죽어서도 이런 길을 가야할텐데"라며...

인간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마음을 정화시켜야 한단다.

그래 옳다.

도시생활의 찌던 먼지를 자연을 통해 털어내야 한다.

소나무 숲에서 차 한 잔은 멋드러진 풍류였다.

하얀 벚꽃은 바람을 따라 흩날리며 대지에 쌓이고 맑은 바람은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이 친구는 나를 참 아껴주고 힘든 일은 나 대신 다해주는 친구다. 늘 언니처럼 구는게 얄밉지만...

수자원공사 앞의 호수는 솔직히 청송 주산지보다 낫다.

버드나무의 연초록이 호숫가 맑은 물빛을 타고 하늘을 붙들고 있다.

화창한 날씨는 눈을 시리게 하지만 세상은 빛나고 아름다움으로 그려가고 있었다.

어느 나그네의 사진 몇 장의 수고를 차로 대접하니 차 맛과 찻잔의 은은한 빛깔에 대하여 한 참을 칭찬하였다.

가끔 차 맛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날 때면 신이 난다.

봄바람은 일렁이고 마음도 덩달아 일렁인다.

내 마음이 설레임으로 가득하다는 말 결코하지 않는 내게 친구는 멋진 사람있으니 만나볼래 묻는다.

올해들어 나를보니 마음을 열고 사는 모습이보여 물어본단다.

그래 난 나를 너무 가두고 살았지 근데 이젠 아니란 걸 친구도 눈치를 챈 모양이다.

그렇다고 난 나를 함부로 하지 않는다.

난 나 자신을 너무 사랑하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날 벚꽃나무 아래서 입안 가득히 향긋한 향을 머금고 그리움만 뿌린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