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기

스페인을 다녀와서...

하이디_jung 2009. 6. 18. 17:01

스페인,

잉크를 뿌려 놓은 듯한 파란 하늘과 여유롭게 흘러가는 새털구름, 허브와 양귀비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나라, 집시의 격정적인 플라멩코 춤을 보며 정열을 느끼게 하는 나라, 지중해의 하얀 집들을 보면서 흰색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나라, 세상이 온갖 형형색색으로 그려놓은 그림 같은 나라, 눈부신 아름다움과 여유로운 사람들, 맑은 태양이 꽃을 피우는 천혜의 자연조건이 어우러진 나라 스페인, 그 어떤 어휘로도 그려낼 수 없는 것이 아쉬움이다.

 

마드리드,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이자 수도이다. 마드리드는 바로셀로나와 쌍벽을 이루며 스페인의 번영을 이끌어가는 도시다. 그런 도시답게 건축물 하나하여가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꿈을 찾는 도시답게 아름다웠다. 그날이 무슨 날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사람들은 하나같이 손에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있었다. 짐작건대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를 주는 날이 아닌가 생각된다. 꽃을 실은 수레엔 장미가 가득가득하였다. 빨주노초파남보, 유난히 선명한 장미꽃은 넘치는 태양의 사랑을 받았음이 한눈에 보였다.

마드리드는 그 유명한 프라도 미술관이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파리의 루브르, 이태리의 우피치, 그리고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이 세계 3대 미술관으로 불린다. 세계 3대 미술관을 이태리의 우피치 미술관만 가보지 못했다. 이태리에 갔을 때 로마의 중세 건축물에 빠져, 그리고 바티칸의 박물관으로 대신 했었다. 프라도 미술관은 그림을 좋아하는 나의 소원을 이루었고 루벤스의 신화(회화)는 감동으로 전율을 느꼈다. 그러나 그 행복했던 시간들이 자꾸만 저만치로 물러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세비야,

세계3대 성당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세비야 성당이 있고, 오페라 '세빌리야 이발사'로 유명하고, '카르멘'으로도 유명하다. 집시 카르멘이 다녔다는 담배 제조창은 기능을 달리하며 아직도 나무 숲에 둘러싸여 긴 세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가로수가 오렌지인 도시, 그래서 가로수마다 노란 오렌지가 주렁주렁 달려 풍요로움을 느끼게했다.

세비야 성당 앞의 스페인 광장은 58개의 화려한 벤치를 자랑하며 도시의 여유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말라가,

말라가는 지중해를 끼고 있는 도시다. 지중해의 너무나 멋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하얀 마을 미하스, 언덕 위의 미하스는 사람이 사는 마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동화적인 마을이었다. 일행은 마차를 타고 동네 한 바꾸기를 돌아보았다. 집마다 창가에 걸어 놓은 예쁜 화분들, 예쁜 기념품 가게의 화려한 칼라들, 어쩌면 정서가 그렇게 아름다울까 부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하스는 안달루시아 지방의 에센스라 불리는 해발 428m 산 중턱에 위치하며 파란 하늘과 파란 지중해는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연상케 한다.

 

코르도바,

유럽 유일의 이슬람 역사를 가진 스페인의 이슬람시대의 수도였던 곳이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양식이 공존하는 '메스끼따'는 승자와 패자의 위치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이슬람이 지배하다 쫓겨간 후 스페인은 이슬람의 모스크에 기독교의 제단을 만들어 이슬람 건축의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오늘날 그것에 대해 통탄하고 아둔함을 뉘우치고 있지만 아무 소용없는 것이란 것도 그들은 알고 있겠지. 코르도바는 이슬람이 지배를 받으며 그때 흘러 들어온 다양한 문화가 곳곳에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또 하나의 볼거리 코르도바의 꽃길은 좁은 골목길 창가에는 수많은 화분들이 걸려있어 붙여진 이름 '코르도바의 꽃길' 그 한쪽 모퉁이에서 관광객을 위해 '올리브 목걸이'를 기타로 연주해 주던 아저씨, 함께 사진 한 장 찍어도 괜찮겠냐는 내 질문에 흔쾌히 오케로 승낙하시고 환하게 웃어주던 아저씨, 나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기타를 넣어두는 케이스에 기꺼이 일 유로를 보탰다.

 

그라나다,

'그라나다에서 맹인인 것보다 불행한 일은 없다'라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였다. 그라나다의 상징, 이슬람의 최후의 왕조인 나자리 왕조의 건축물 '알함브라' 붉은 성이란 뜻을 지닌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궁전은 너무나 아름다워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궁전 내부의 모습은 대리석에 돋을새김으로 문양을 새겨놓았는데 마치 여인의 치마 레이스처럼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웅장하기보다는 아담하면서도 화려하고 신을 향한 그들의 절대권력을 보는 듯했다.

궁전 안뜰에 흐드러지게 핀 마로니에 꽃은 지난날의 청춘을 떠올리게 했다. 스페인의 도시는 하나같이 아름답지만 그라나다의 도시는 더욱 아름다웠다. 알함브라와 카를로스 5세 궁전, 헤네펠리네 정원, 아라야제스의 안뜰 그 무엇 하나 잊을 수 없다.

 

발렌시아,

발렌시아는 농업이 중심이라 오렌지의 도시로 유명하고 전원이 무척 아름다운 도시였다. 발렌시아에서는 하루를 유하고 잠시 들렸던 곳이다.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는 마드리드와 스페인의 양대도시로써 마드리드와 영원한 앙숙관계에 있는 도시다. 중세에 마드리는 부르봉 왕조가 지배했고 바로셀로나는 합스부르크가 지배하던 곳이기에 두 도시는 현대에 이르러서도 화해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축구를 보더라도 레알 마드리드와 바로셀로나는 서로가 절대 질 수 없는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한다.

예술의 도시 카탈루냐의 중심도시로 천재 건축가 가우디 건축을 볼 수 있다. 아직도 공사 중인 가우디의 건축물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성 가족성당)과 구엘 공원을 볼 수 있다.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구엘의 저택이었으나 현재는 구엘공원으로 유명하다. 가우디의 건축은 일반건축물의 개념을 초월하고 있다. 유려한 곡선과 화려한 타일의 조각들이 예술의 경지를 넘어서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 마디로 가우디의 건축은 그 독특함이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의 심플함과는 대조적인 포도넝쿨처럼 곡선이 주렁주렁하면서도 화려하고 예쁜 것이 특징이었다. 거칠게 만든 벽, 벤치, 분수대를 장식한 화려한 모자이크는 이채롭기가 그지없었다.

바르셀로나의 람브라스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과 거리의 악사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리고 피카소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은 나를 흥분시켰고, 피카소의 회화를 만끽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 않을 수 없고 나 자신이 귀한 존재임이 아닐 수 없었다.

세고비아, 월트디즈니의 백설공주의 성이 있고 '알카사르성'이 유명하다. 그리고 로마인이 세운 수도교가 남아있는 도시로 인상적인 도시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세고비아가 참 마음에 들었다. 조용하면서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도시였다. 로마의 수도교는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위풍당당하게 웅장한 모습으로 남아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었다.

 

쿠엥카,

소설 '돈키호테'가 태어난 곳, 그래서 풍차가 유명한 마을, 풍차 마을에 도착하자 엄청난 바람에 일행은 놀라웠다. 그런 자연의 힘을 지혜로 바꾼 쿠엥카의 사람들, 풍차 언덕엔 온통 하얗게 피어난 이름 모를 야생화는 풍차와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마요르 광장, 유럽의 전형적인 광장으로 과거를 고스란히 담은 채 오늘도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으리라. 그리고 그곳 과일가게에서 사 먹은 밀감은 세상의 맛이 아닐까 기억해 본다.

 

마지막으로 똘래도,

똘래도는 종교적으로 중심지가 되었던 도시다. 그래서 유럽은 성당이 늘 중심이었고 최고의 건축물이었듯이 똘래도 역시 성당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높은 제대로 오른 일행은 반대편에서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똘래도 의 아름다운 도시를 배경을 프래임에 열심히 담았다. 어느 도시의 풍경을 글로써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면 내 글쓰기의 능력부족과 미천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에 그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를 섬세하게 펼쳐 보이기가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햇볕이 가져다주는 넉넉함으로 노란 오렌지와 많은 과일이 넘쳐나고, 들판을 채우고 있는 라벤더, 박하허브, 달개나리, 그리고 빨간 양귀비는 내가 죽을 때까지 다 보아도 보지 못할 꽃을 13일에 걸쳐 만끽하며 마음에, 가슴에, 그리고 머리에 새기고 담아 왔다. 지금도 그 아름다운 풍경을 떠올리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