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수다
까다로운 시아버님으로인한 스트레스가 친구의 입을 통해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옆에서 듣기엔 했던말 하고 또 하고, 똑 같은 말이 마치 기계음같이 반복되어 흘러 나온다. 그 수고로움도 알겠고, 그 스트레스도 알겠다, 그러나 수다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떨어야지 어른 흉보는 수다는 별로 보기도 좋지 않다.
그 친구가 옛날에는 시어머니에 대한 불만으로 수다를 떨어서, 내가 한 마디한 기억이 떠오른다. 그 때 내가 그랬지, "얘 처음엔 스트레스를 푼다고 흉보지만 그 것도 여러번 하면 습관이 되니 다시는 하지 마라" 그 후 시어머니에 대한 흉보기는 잔잔한 애정으로 바뀌더니 요즘은 시아버지에 대한 흉보기로 수다를 떤다.
점심을 먹고 백화점 쇼핑을 가자고 하는데 난 가기가 싫어졌다. 왜냐면 모처럼 만나서 좋은 이야기들을 두고 누구 어른 흉보기로 시간을 허비했으니 더 이상 함께 하고 싶지가 않았다.
한 마디로 짜증이 났다.
여자들의 어른 흉보기는 많이 배운 것과도 상관이 없는 것 같다. 다만 직설적이고 거칠지 않을 뿐 은근이 하고 싶은 말 다하는 것이다.
나 역시 때때로 어른에 대한 못 마땅한 점을 얘기한다. 그러나 간단명료하고 짧게 하고 말아야지 그 것을 풀어서 두 번 세 번 한다는 것은 별로 보기에 좋지 않다.
자리를 옮기면서 시간이 안된다며 빠져나올려니 내 차를 타고 간 것이 문제였다.
내가 가지 않으면 택시를 타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오후를 그들과 함께 보내야 했다.
백화점 단골 옷가게 가서 커피 마시며 또 수다를 떨었다.
내가 시어른 흉보는 얘기 재미없다고 한 마디 했더니 화재가 다른 걸로 바뀌긴 했지만 결국은 소모적인 이야기들 뿐이었다.
오늘은 정말 피곤한 날이었다.
사람은 나른대로 자기만의 이야기들이 있고 화법이 있다.
이제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좀 점잖게, 그리고 품위있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여자들은 중년이 되면서 목소리가 커지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 것은 청각의 기능이 떨어지는 까닭도 있지만 안하무인격으로 부끄러운게 없어진 탓일 수도 있다고 본다. 수다를 떨면서도 내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의식하며 좀은 조용조용하게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어제도 초등하교 친구들을 만나서 저녁을 먹었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들 보기에 너무나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친구중에 뻔치가 대단히 좋은 친구가 있어 노골적인 성 이야기는 물론이고 입담이 지나치게 거칠어 참 신경이 쓰인다. 어제도 조용하게, 그만 하라고 눈짓을 주었는데도 끝이 없었다. 주위의 사람들 보기 부끄러워 그만 집에 가자며 일어서 나왔다.
여러 종류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적당한 예의는 갖추는게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나이들어 가면서 좀은 품위있게 우아한 인품을 갖추어야지 지나친 뻔뻔스러움은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