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케치
첫 나들이
하이디_jung
2010. 3. 24. 18:10
산골짜기의 아침은 늦게 깨어나고 있었다
바람이 아직은 차가운 냉기를 실어나르고,
이른 시간 필드를 누비며 아침을 깨우고 있다
겨울을 무장해제한 옷차림은 차가운 냉기가 온 몸에 파고들었다.
아직은,
아침 일찍 공을 친다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움추려던 몸과 마음은 스윙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고,
연거푸 에이~. 어머나~ 짧은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요즘 같은 날씨의 새벽 티업은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공을 치겠다고 가족이 잠든 새벽 6시에 집을 나서는
주부의 일상이 굿샷의 의태어에 실리어 날아간다
10시가 되어도 날씨는 깨어나지 않고
화난 시어머니마냥 새초롬하다
겨울 잠을 자는 곰처럼 겨우내 연습장에서 놀다가
모처럼 필드에 나갔으니 감각이 무디어질 밖에
그래도 찬바람 맞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그 달콤함이란 사랑보다 진하고
따끈한 정종 한 잔 또한
깊은 사랑보다 따뜻하다
술 한 잔으로 훈훈하게 몸이 달아 오른다
라운딩이 끝난 뒤 온천수에 몸 담그고
언 몸 녹일 때 세상이 부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