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케치

강가의 추억

하이디_jung 2010. 7. 12. 18:39

 

 하염없이 쏟아지는 빗소리 들으며

안개로 젖어있는 마을을 내려다 본다

넓은 창가에 앉아 눈아래 펼쳐진 풍경에

할말을 잊은 나에게,

비를 맞은 로즈마리는

그윽한 향기로 다가와 감미로움에 빠지게 한다

로즈마리 향기에 취해 창가를 떠날 수 없는

나는,

그 곳에서 며칠을 더 묵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맛있는 음식을 먹자해도

신나는 수다를 떨자해도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그 향기에 비길바가 아니었다.

기어코 우산을 쓰고 로즈마리를 찾아

밖으로 나갔다

마당 한 켠에 무리로 자라고 있는 로즈마리는

비를 맞고 흔들리며 향기를 털어내고 있는 중이었다

가만히 두면 향기를 품고 흔적도 남기지 않는

로즈마리는 바람과 비를 맞으면 향기를 털어낸다

비는 하루종일 억수같이 내린다

산골짜기에서는 안개를 피워 올리고

강물은 누렇게 흘러온 흙탕물이 지도를 그린다

지난밤의 어지러운 파티가 새삼

정겨움으로 다가와 혼자 피식 웃어본다

숫불에 익어가는 고기타는 냄새와

연거푸 건배를 외쳤대던 사람들도

고요한 하루가 비에 젖고

밤새워 피로한 눈에 뿌연 하늘이 담겼다

그대,

내 친구들아

주룩주룩 비가 내리던 날

나는 그대들과 강가의 어여쁜 집에서

아름다운 세상과 추억을 가슴에 담아

내일로 보냈다네,

세월이 흐른후에 꺼내어 볼까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