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
연일 기온이 35~6도씩 오른다.
매미는 찢어지게 울어대고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고 있다. 떠나는 대열에 합류하지 못하는 아니, 합류하지 않는 나는 낮엔 땀 뻘뻘 흘리며 운동하고 저녘엔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어 놓고 더위를 식힌다.
오고 가는 교통만 아니면 어디 깊은 계곡을 찾아 하루 쯤 쉬고 싶다. 시원한 계곡 나무 그늘 아래 바위에 앉아 흐르는 물에 발 담구고 물방울이라도 튕기고 싶다. 그러면 머리도 맑고 마음은 투명하고 청량해 지지 않을까.
'물 맑고 정자 좋고 반석 좋은' 우리 말에 다 갗출 수 없다는 비유어지만 간혹 이런 곳을 보게도 된다. 이런 곳에서 옛 시조 한 수 떠올리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그기다 님과 함께라면 더할나위 없는 풍류가 피어나겠지.
가지런이 모은 두 손에 맑은 물 가득담아 네게 전하고 싶다.
아! 그러고 싶다,
고즈넉한 시간을 맞이하고 싶다.
그런데 이 더운 날 라운딩을 하잖다.
그 것도 12시30분 티업!!!
나는 정신 나갔다고...
그래도 함께 해주기로 했다.
멀리서 오는데 그리고 친구들과 첫 라운딩인데,
그래서 인디언처럼 까맣게 타면 책임지라고 엄포를 놓았다.
내일의 날씨가 과연 어떨런지 자못 기대가 되면서 걱정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면 좋을텐데 그러면 즐거운 라운딩이 될텐데.
이열치열이라 했지,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즐겁게 플래이하자.
난 원래 8월엔 공 안치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8월에 라운딩 할 일이 생긴다.
얼굴에 주근깨 덕지덕지 생기고 피부는 까맣게 타버리고... 모르겠다.
이 나이에 누가 봐줄거라고...
그냥 여름은 여름답게 뜨겁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