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케치
시월
하이디_jung
2010. 10. 28. 20:09
가을은 참으로 고즈넉하다
지천으로 피어나는 붉디붉은 가을이 들뜬 부채질이건만
어쩐지 마음은 호수 같이 잔잔하다
며칠전 친구들과의 해후를 가만히 추억해보면
깊고 아름다운 밤이었다
나이를 먹어도 아직은 그 때 그 모습이고
나이를 먹어도 그 때 그 마음일 뿐이다
가만히 잡아주는 손 끝으로 전해오던
맑은 마음 한 줄기 초록의 싱거러움이다
어느새 몇 번을 만나서일까 모난 마음들은
둥글어져 사랑과 정이 어깨동무하는 밤이었다
한 잔 두 잔 마시던 술잔은 헤는 것 조차 잃어 버리고
너 한 잔,
나 한 잔이 밤이 깊어 새벽을 불렀다
그렇게 시끌벅쩍한 가을이 언제 그랬냥
고요와 침묵이 시월을 챙겨가고 있다
늦은 사랑이 찾아와도 모르는체 밖에 할 수 없는
한가한 가을이 깊어간다
단풍잎 지기전에 맑고 깊은 산을 찾아
그 황홀함을 봐 주어야 할텐데
오늘도 어둠이 내린 고즈넉한 밤을 쫒아
집으로 돌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