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오후의 차 한 잔
하이디_jung
2011. 7. 9. 18:08
고령 개실마을에서 차 한 잔은 향기로운 오후를 채워주었다.
서예가 다솔 선생님과 모처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맑은 차 한잔은 묵향과 어울려 지나간 시간이 떠올랐다.
하루에도 몇 시간씩 난을 치고 도연명의 시를 한지에 써내려 가던 아득한 시간들이...
마음을 다잡기 위해 벼루에 먹을 갈고 한지를 곱게 접었던 기억들은 이제 추억이 되어 버렸다.
다시 붓을 잡고 싶다는 생각이 간간이 들 때도 있다.
구양순체가 날카로워 보인다며 안진경체를 좋아해 안진경체를 배웠다.
해서를 2년 배우고, 예서를 2년배우고, 한글 고딕체를 또2년 그리고 행서 2년에 사군자를 배웠다.
사군자 난을 배워서 연말이면 연하장에 난을 쳐서 인사를 했었다.
그러던 것이 선생님이 고령으로 들어 가시고 붓을 놓았다.
그 땐 글을 잘 쓴다고 칭찬을 참 많이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붓을 놓은 것은 잘못이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붓을 잡을지도 모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