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모들
하이디_jung
2011. 10. 19. 10:16
오전 영어 스터디를 마치고 친정에 들려 이모들을 태우고 고령에 있는 소문난 맛집을 찾아 갔다.
친정엄마와 이모들을 모시고 밥 한 끼 먹는다고 벼른지 오래되었다.
뜨거운 물과 홍삼차, 커피, 사과 몇 개를 쇼핑백에 챙겨 넣었다.
칼치요리를 잘하는 집이라 점심 시간에는 빈 자리가 없다.
어제는 조금 늦게 갔더니 그나마 금방 빈 자리를 찾아서 앉을 수 있었다.
친정엄마는 갑자기 교회행사로 함께하지 못하고 이모들만 모셨다.
인심좋은 식당에서 배불리 먹고 나와 고령 수목원에 들려 자리를 펴고 차를 마셨다.
쉬지않고 뿜어 내는 분수대는 어쩐지 힘을 잃은 것처럼 신명이 나지 않았다.
병아리떼 처럼 재잘거리던 유치원 아이들의 소풍도 추워진 탓에 보이지 않았다.
어느새 수북히 쌓인 낙엽을 쓸어 담느라 분주해 보이는 관리자들의 힘든 계절을 읽을 수 있다.
늦은 오후 수목원에서 차를 마시며 한가한 시간을 이모들과 보냈다.
친정엄마 곁에서 자식보다 더 챙기고 보살피는 이모들이다.
그런 이모들을 보면서 먼 훗날 내 모습이 떠오른다.
남동생 하나 달랑하니 누구와 의지하고 외로움을 달랠까 싶어 마음이 허전하다.
나이들어서는 형제 밖에 더 있을까 하는 마음에 갑자기 쓸쓸해진다.
늦은 오후 차를 몰아 대구로 돌아 온다.
이모들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