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된장 만들기

하이디_jung 2011. 11. 25. 18:49

 

이른 아침 친정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오늘 된장 만들어야 한단다.

나는 내일 하면 좋을텐데... 하지만 콩을 삶아 놓고 기다리는 엄마를 생각해 만사 제쳐두고 달려갔다.

간장을 뜨고 오래도록 묵혀둔 된장에다 콩이랑 보리쌀을 삶아 섞어 된장을 만든다.

가을을 지나고 겨울을 견디고 나면 내년 봄이면 누렇게 발효되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된장이 되는 것이다.

친정엄마의 장맛은 주위에서도 소문이 나있다.

메주로 장을 담그고 발효과정을 거치고 나면 간장은 뜨고 된장은 그대로 몇 년을 묵혀둔다.

한 5년이 지나면 된장의 원재료를 들어서 보리쌀과 콩을 삶아 잘 섞어서 다시 발효를 시킨다.

오랜 시간을 거치고 햇빛 잘드는 옥상에서 충분한 햇살을 받으니 맛이 좋은 된장과 간장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간장도 엄마는 끓이지 않는다.

간장을 끓이게 되면 좋은 균들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간장도 적절하게 햇살과 바람으로 맛을 조절한 후에 따로 피티병에 담아서 서늘한 곳 뒷단에다 보관한다.

그래서 간장이 더 이상 졸아들지 않아 달짝찌근하게 맛난다.

음식 원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이 장맛이다.

그 어떤 첨가물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 또한 간장이 아닐까.

친정엄마의 장맛은 어디에 내놓아도 그 맛이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며칠후 고추장 담그기를 하기로 했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배워서 친정엄마의 장맛을 지켜나가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