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김장하는 날

하이디_jung 2011. 12. 3. 15:17

 

김장 준비 3일째,

배추는 천일염으로 잘 절여 놓았고 이제 양념 만들기다.

미리 준비해 놓은 새우, 멸치젖갈과 찹쌀풀, 마늘, 육수, 고추가루,

그리고 곱게 다저놓은 청각을 넣고 골고루 잘 섞이게 저어주었다.

올해는 약간의 설탕을 넣기로 했다.

왜냐면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본 결과 설탕과 무우는 꼭 넣어야 된다는 것이다.

무우는 넣지만 설탕은 왜...

유산균이 과당을 먹고 김장 김치의 독특한 맛을 내는 여러 물질을 배설한다고 한다.

김치박사의 오랜 연구 결과를 믿고 싶다.

양념을 준비하고 배추를 씻었다.

처음으로 혼자하는 김장을 나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하고 뿌듯하다.

지인들이 가르쳐 준대로 비닐을 이용해 배추를 절여보니 훨씬 수월하다.

넓은 비닐안에서 이쪽저쪽 옪겨가며 절여진 배추는 적당히 잘 절여졌다.

비닐을 깨끗히 씻어서 펴고 배추를 씻어 차곡차곡 쌓아 물기를 제거했다.

물기가 빠진 배추는 뿌리 부분을 잘 정돈해 두고 무우는 채썰고 대파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 김장 준비는 끝났다.

이제 버무리기만 하면 된다.

앉아서 하는 바닥보다 서서 하는 식탁위에다 신문을 깔고 김치를 버무렸다.

잘 만들어진 김장을 김치통에다 가득 채워서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니 미소가 절로 난다.

김장을 시작하기전에 7080 노래를 틀어 놓고 미리 달콤한 커피 한 잔도 마셨다.

김치통 다섯개가 채워지고,

김장이 끝나 갈 무렵 작은 아이가 들어 왔다.

아이에게 고기를 사오라고 해 수육을 만들어 김장 김치를 쭉쭉 찢어 주었더니 넘 맛있다고 한다.

만들어진 김장 김치를 경비 아저씨와 옆집에 맛보라며 주고,

친정 엄마, 큰이모, 그리고 혼자사는 우리 직원 몫으로 한통을 더 담았다.

애써 만들어서 나눠 먹으니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뒷정리를 끝내고 청소까지 다 마치고 나니 밤 10시가 넘었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워 피곤한 몸을 풀었다.

우리집 남자는 오늘 따라 송년 모임이 있다고 밤이 늦었는데 돌아올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