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은 없다
어제 오후에 친구를 불러내어 앞산 달비골에 올라 갔다.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다지기 위해 추위를 마다하고 산에 올랐다.
나도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평안동산까지 올라갔다.
벤치에 앉아 뜨거운 두유를 마시며 친구네 가정에서 일어나는 말못할 이야기와 우리 집안의 말못할 사연을 이야기 했다.
바깥으로는 지극히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그 너머에는 말 할 수 없는 애로점이 가정마다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새삼스레,
신은 공평하다,라는 어휘가 떠오른다.
완전한 행복이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 인간세상의 이치인가보다.
내가 아는 지인중에 돈, 명예, 지위 다 가졌지만 자식들이 아이가 없다.
친구가 그랬다.
"그 형님을 참 부러워했는데, 세상을 다 가질수는 없는 모양이다"
많이 가진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작은 것이라도 불편한 거 없고 아쉬운 거 없으면 행복이 아닐까며 마주보고 웃었다.
그러면서 "야, 아들 결혼하려고 하니까 돈은 좀 많은 게 좋을 거 같다"라며 웃었다.
장가가는 아들 집을 사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배어있는 말이다.
친구 남편은 국립대교수다.
학자로 살다보니 돈과는 먼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와 나는 행복의 기준을 정의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생을 마칠 때까지 행복과 고통이 끊임없이 교차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보면 매순간 우리는 운명에 이끌리어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내가 의도하지 않은 많은 것과 내가 살고자 하는 것이 적절히 믹서되어서 말이다.
친구와 얕은 산 등산을 다녀오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