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무와 꽃

하이디_jung 2012. 3. 17. 14:07

 

요란하지 않고 조용히 내리던 봄비가 대지를 충분이 적셔주었다.

아침에 자욱하던 안개가 서서히 물러나고 밝은 햇살이 깨어나고 있다.

오늘은 딱이 할 일이 없는지라 집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 베란다에 놓여있는 화분 몇개를 손질해본다.

우선 스킨답서스의 넝쿨을 스님 머리처럼 말끔하게 짤랐다.

초록이 싱싱하던 스킨답서스는 겨울에 베란다에 내어 놓았더니 잎파리가 추위에 이기지 못해 시들었다.

아열대 식물인데 잎이 너무 무성해서 내다 놓은 탓이다.

그러나 봄이 지나면 새잎이 자라 넝쿨을 이룰 것이니 아쉬울 것도 없다.

몇개 되지도 않고 가끔은 지저분해 보이는 화분들이지만 나와 눈맞추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군자란 꽃대가 어느새 올라오고 있다.

일년에 딱 한 번 주황색 꽃을 피우며 화사함을 전해주는 군자란도 꽃이 지고나면 베란다 한 켠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낸다.

그렇게 일년을 기다려 내 앞에서 화사하게 웃어주며 봄을 선물한다.

참 기특하다.

동굴래 새순도 세상 구경을 위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어느새 베란다에 봄이 가득하다.

키가 큰 야자수와 소철은 아이방 앞에서 열대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아이는 아침이면 늘 창문 커턴을 열어 저친다.

나무와 꽃은 사람 가까히서 마음을 다스려주는 거 같다.

하기 때문에 집안에 화분과 작은 나무 하나 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푸르름은 마음의 피로를 가시게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