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비 맞은 후

하이디_jung 2012. 3. 27. 12:07

 

늦은 밤 비를 맞고 귀가한 후 나는 몸살을 시작했다.

나는 내 몸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나를 지키지 못했던 것이다.

친구들과 볼일을 보고나니 봄비가 내렸다.

우산은 하나 뿐인데 사람은 많았다.

그 우산은 꼭 내가 필요했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가져가는 바람에

나는 이렇게 고생을 한다.

내 몸을 지키는 두 가지,

절대 무거운 것은 들지 않고,

내 몸을 나 스스로 아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날 택시를 탄다고 우산을 친구에게 덜렁 줘 버리는 바람에

나는 비를 맞았다.

그리고 몸저 누워야 했다.

봄인데 따뜻한 햇살을 느낄 수 없고

상큼한 바람결에 빰을 내어줄 수도 없게 되었다.

독한 약 한 봉지 입에 털어 넣고 몽롱한 세계를 헤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