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큰절과 예식장

하이디_jung 2012. 9. 17. 13:27

 

어제 절친의 큰아들이 결혼식을 올렸다.

예식장에는 많은 하객들로 붐볐고 나와 지인들도 테이블을 차지하고 자리에 앉았다.

예식은 보통 그렇듯 형식에 맞춰 이루어졌다.

그런데 내 눈에 거슬리는 장면이 있었다.

잘 키워서 신랑에게 보내 준 신부의 부모님께 큰절을 하고 친부모에게도 감사의 큰절을 올렸다.

그기까진 봐줄만 했는데,

신부의 아버지가 신부를 손을 잡고 신랑에게 건내주는 과정에서 신랑이 또 큰절을 올리는 것이다.

신부를 인도 받을 때는 고개숙여 반절로써 대신하면 되는 것을 굳이 큰절을 하는 것은 예의범절에도 어긋난다는 생각이다.

또 예식이 끝나면 정식으로 전통예절 폐백을 한다.

그 때 제대로 갖춘 감사의 시간이 있다.

그럼에도 보기 언짢은 큰절을 상식없이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양식 예식을 하면서 동양식 큰절을 시도때도 없이 남발하는 것은 보기에 민망했다.

예식을 할 때는 온전히 서양식으로 고개숙여 반배만 하고,

폐백을 볼 때 예의갖춰 감사의 큰절을 하면 된다.

동서양의 퓨전이라기엔 아직 익숙해 보이지 않는 내 생각일까.

나는 내 아들 장가 보낼 때는 그 점만은 반드시 가르칠 생각이다.

큰절이 예의범절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행하는 것 또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라 믿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