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입춘
하이디_jung
2013. 2. 4. 16:40
간밤에 눈도 내리고 비도 내렸나보다.
대지가 촉촉히 젖어 봄을 제촉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입춘이다.
모처럼 산책을 나갔더니 양지바른 곳 목련꽃 망울이 제법 봉긋하다.
산책로 들판과 동네가 재개발로 파헤쳐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미 어디론가 떠나고 빈집들은 폭격을 맞은듯이 페허로 변했다.
오늘 운동을 마지막으로 그 길은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청량한 공기를 가르며 따사로운 햇살에 흠뻑 젖으며 걸었다.
매장에 직원이 눈길에 미끄러져 다쳐서 입원한 탓에 20여일을 출근했다.
그저께 퇴원한 직원이 출근해서 오늘은 나의 일상으로 돌아와 한가롭게 산책을 나갔다.
봄이 오려는 모양이다.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춥고 힘들었던 겨울이 떠날 채비를 서두르며 마지막 한기를 가늘게 던지고 있다.
설을 며칠 앞두고 다시 추워진다는데 설마 지난 추위 같을라고,
입춘이 오늘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