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_jung 2013. 4. 29. 14:07

 

세상은 어린 봄빛으로 아름다운데 비가 온다.

작은 빗방울에 몸을 흔들며 물기를 털어내는 나뭇잎은,

이제 막 목욕을 끝낸 애기마냥 해맑고 이쁘다.

지난 주는 어떻게 보냈는지 정신이 없다.

더군다나 주말에는 큰애가 내려와서 공연도 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니 금새 흘러갔다.

일요일 아이를 보내고 고향 사람들 체육대회에 참석했다가 해가 지고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허둥거리고 살다보니 세월은 쏜살같이 달아나고 있다.

오늘은 비가 온다.

인터넷 교체 문제로 아저씨의 방문을 기다리며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친구가 생각나고 그리운 이들이 떠오른다.

나뭇잎이 비를 머금고 있는 것처럼 가슴에 담아 둔 내 그리운 친구에게 오늘 안부라도 물어 볼까싶다.

사춘기 소녀일적처럼 비가 온다고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가늘게 일고 있는 마음바람따라 소식을 물어볼까.

'애들아 잘 있냐'고,

다 자란 아이들 얘기로 하루가 간들 어떠하리.

우리 아이들은 아직도 공부한다고 엄살을 부리며 괜이 부러운척 너스레를 떨어가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것도 참 좋을 거 같다.

아!

날이 깨어나고 있다.

파란 세상으로 나아가 한 점 자연이 되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