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해
오늘 큰아이가 내려 온다기에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청소부터 깨끗하게 해놓고 베란다 화분들도 질서정연하게 놓았다.
그리곤 차 한 잔을 마시며 아이가 오면 뭘 해 먹일까 생각을 해본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는 자반고등어를 준비하고 칼치도 한 마리 사고,
닭가슴살을 사다가 샐러드를 만들어 줘야겠다.
엄마표 된장도 맛나게 끓여서 오랜만에 집밥을 먹는 아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둘러야겠다.
대학을 가면서부터 큰아이는 집을 떠나 혼자서 살다보니 늘 식당밥을 먹는다.
귀찮더라도 집에서 해먹어 보라고 해도 아이는 시간낭비라고 대학내 구내식당 밥을 먹고 있다.
장가나 들면 집밥을 먹을 수 있겠지.
그래서 나는 아이의 건강이 늘 걱정이다.
사먹는다는 것은 조미료가 든 음식을 먹는다는 것인데 건강에 유익할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하기야 몇 십년 전 우리도 조미료가 시장에 나오면서 좋은 양념인줄 알고 음식에 많이 넣어 먹었다.
조미료를 쓰지 않게 된 것도 불과 십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젊어서는 무엇이던 잘 먹으면 된다고 하지만 이왕이면 깨끗한 음식을 먹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하여간 모처럼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를 위해 나는 맛나는 걸 많이 해주고 싶은데 아이는,
또 친구들과 밖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엄마의 밥상앞에 제대로 앉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나는 또 이것저것 준비를 해본다.
이번엔 휴가가 아닌데 내려 오는데 왜냐고 물었더니,
휴가땐 여행가느라 못오니 주말에 엄마보러 온다고 한다.
그래서 나는 그랬다.
"야 이놈아 휴가 때 엄마 한테 와야지 오래 같이 있지,
주말에 오면 겨우 이틀 이잖아,
야박한 놈"하고 잔소리를 했다.
부모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 무한정이지만 그 자식은 자기들의 삶에 우선하는 모양이다.
그렇더라도 나는 내 사랑을 위해 무엇을 할까 궁리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