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감자
친구가 돼지감자를 들고 왔다.
그러고선 장아찌 담는 법도 가르쳐 주었다.
집간장, 설탕, 식초 그리고 물을 적당히 부어서 끓였다.
간장이 바글바글 끓을 때 납작하게 썬 돼지 감자에 장을 부었다.
며칠 지나서 장을 다시 끓여 부었다.
그러기를 세 번 하고나니 돼지감자는 맛있게 장아찌가 되었다.
아삭아삭하고 밑반찬으로 그만이다.
나는 돼지감자를 처음 봤다.
그 전에는 돼지감자가 뭔지도 몰랐는데 친구 덕분에 장아찌를 해먹게 되었다.
장아찌를 다 먹어 갈 무렵 친구는 아예,
돼지감자를 캐러 가자고 했다.
그래서 날잡아 돼지감자를 캐러 갔다.
아직 땅은 얼지 않았지만 추운 날씨에 돼지감자는 곧 썩어 없어지게 될 판이었다.
호미로 깊게 파야 간난아기 주먹만한 게 나오고 좀 적게 파면 유리구슬만한 게 다였다.
돼지감자를 처음 캐보는 것이라 정말 힘들었다.
자갈밭이라 더 힘들고 깊이 파야 돼지감자가 나온니 힘들 수 밖에 없었다.
친구는 어느새 한소쿠리를 캤는데 나는 소쿠리 바닥을 겨우 채웠다.
나무 줄기를 따라 캔다고 돼지감자가 다 열려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니 무작정 줄기를 따라 캐보는 것이었다.
추운 날씨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조금 굵은 씨알이 나오면 와! 하고 즐거워 하며 소쿠리를 채웠다.
그렇게 해질 무렵까지 캐다보니 제법 많이 캤다.
우리는 대충 마무리를 하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우선 큰 것을 골라 친정엄마 가져다 드리고 작은 것은 장아찌를 담았다.
돼지감자는 당뇨에 좋다고 하니 친정엄마 삶아 드시라고,
엄마는 당뇨가 있어셔서.
그리고 친구에게도 넉넉히 주었다.
또 장아찌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돼지감자를 캘 때는 너무 힘들어서 웃으며 " 절대 아무도 안주고 혼자 다 먹을거야"라고 했다.
여기저기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니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누기를 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