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스케치

코로나 시대

하이디_jung 2022. 2. 27. 10:14

  답답한 시간들이 사람의 마음들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오미크론에 감염되었다고 일주일 자가격리가 떨어졌다. "양성 확진입니다"라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아득한 막막함과 동시에 기운이 짝 빠졌다. 나 자신 코로나에 걸려서라기보다 이 답답한 일주일을 어떡해야 하며 내가 빠진 일터는 또 어찌해야 하는 것이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하듯이 이래저래 굴러가게 되어있음에도 괜한 노파심으로 걱정을 하고 있다.
 그러고도 4일째가 흘러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잊힌다더니 틀린 말은 아닌 모양이다. 집안에서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tv보다 때 되면 밥 먹고 밤이 되면 자고, 세상 게으름은 혼자 피우듯 할 일 없는 멍청이가 되어간다. 내 이런 모습이 남편은 마음에 안 드는지 감염관리가 부족하다며 못마땅한 쉰소리를 잔소리처럼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코로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운신의 폭 또한 제한되어 육신이 자유롭지 못하니 마음도 자유롭지 못한 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 아직은 그나마 괜찮은 사람, 이렇게 나눠진 오늘의 환경이 복잡 미묘한 관계로 이끌고 있음이 분명하다.
 나는 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한 번은 겪을 일이었지만 막상 감염되고 나니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당장 가족과의 만남도 제한되어 둘째가 징검다리 연휴에 하루 휴가를 쓰고 서울에서 내려오는 걸 다음으로 미루게 하였다. 아이가 올 거라고 기다리던 시간은 물거품이 되었고, 전화기를 통해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으며 위료를 삼는다. 이렇듯 부모자식 간의 만남도 못하게 하는 것이 코로나라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이제는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요행을 바라는 수밖에 없는 것이 코로나라는 전염병이다. 자가격리 일주일 그 계산된 시간이 어느새 나흘을 맞이하고 있다. tv 한 대가 전부인 우리 집 거실을 두고 나와 남편은 신경전을 벌인다. 아직은 음성인 남편은 방 안에서 격리하지 않고 온 집안을 누비며 활동하는 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듯하다. 그렇다고 나 또한 내 집에서 갇혀 살기는 더욱 싫다. 밖에 나갈 수 있는 남편이 나가야지 나더러 방안에만 있어라는 것은 나를 배려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난 남편의 눈치따인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건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서로가 양보해 가며 좋은 시간이 올 때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