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달콤함에 빠지고 싶다.
모닝커피를 블랙대신 달콤한 카푸치노를 마셔본다.
달콤함을 머금으며 엘가의 '사랑의 인사'를 듣는다.
이런 아침이 여유롭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나만의 여유가 평화롭다.
이번주는 한 주가 온전한 여유로움이다. 왜냐면 어학실도 쉬고 될 수 있으면 시간을 묶어두지 않으려 한다.
이렇게 아침부터 음악 들으며 책을 보거나 홈피를 산책하는게 좋아서...
며칠전 사다놓은 바람꽃과 베고니아를 가끔 바라보며 창가에 서보기도 한다.
활짝핀 군자란은 해마다 사랑에 빠지게 한다.
비록 향기는 없지만 그 화사함이 좋아서 애지중지하는 화초중 하나다.
베란다 테이블위에 놓아둔 바이올렛도 보라, 분홍, 하얀색 그리고 빨강색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작은 생물을 보면서 인간과 함께 참 소중한 것들이란 생각을 해본다.
가끔 위성을 통해 달의 지표면을 보면서 그 삭막함에서 난 죽음을 읽곤 했었다. 아무 것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그 별이 미래 인간들의 피난처가 될 것이라니 아직은 믿기지 않는다.
어제 한실들 산책을 조금 이른 시간에 했더니 어느새 복사꽃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렇지만 대신 사과꽃이 하얗게 피고 있었다.
운동을 전제로 걷는 내 빠른 걸음이 아름다운 풍경을 뒤로 밀어 내기도하고 앞으로 맞이하기도 하면서 머리를 맑게 하였다.
연초록 이파리가 제법 나풀거리는 나무들을 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며 봄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본다.
지금 이 순간 박혜경의 '사랑과 우정사이' 노래가 흘러 나온다.
내 마음을 젖게 만드는 노래다.
그리고 김훈의 소설 '강산무진'의 내용이 음악에 스며든다.
'속세생각.....이라고 말할 때, 여승의 'ㅅ' 발음 세 개는 날카롭고 가벼워서 마른풀을 스치는 소리처럼 들렸다'
'강산무진' 속에 담겨진 '뼈'라는 단편 일부이다.
내 한가한 오전이 달콤한 커피와 이야기로 녹아든다.
다시 되돌아 흘러나오는 엘가의 '사랑의 인사'는 내 마음을 깃털처럼 가볍게 만들어 미지의 초원으로 데러가는 듯한 사랑에 빠지게 한다.
이런 날 나는 사랑에 빠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