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가을 친구들은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다고 나더러 예방접종을 권했었다.
나는 아직은 아니라고 만용을 부렸다.
그러나 입춘이 지난 지 며칠 되지 않아 나는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지금 열흘이 지나가고 있는데도 기침이 심해서 잠못이루며 괴로워하고 있다.
입은 바싹바싹 마르고 밥알은 모래를 씹는 것처럼 괴롭다.
언제쯤이나 떨어 질까,
사람들은 한 달을 했다고도 하고 두 주를 꼬빡 죽다 살아났다고도 한다.
기침만 나지 않으면 다 나았다고 하겠건만 밤이면 더 심해지는 통에 옆에 사람 피해 줄까 봐 거실 소파에서 잤더니 허리를 삐끗하고 말았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 이런 상황이고 보니 심신이 허약해진다.
삶의 의욕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사는 게 무얼까?
어쩌면 산다는 것은 살아 있기에 사는 것이 아닐까?
그러면 살아 있는 동안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저 내게 주어진 일상을 살아야 하는 걸까?
아니면 살아 있는 동안 가치로운 무언가를 해야 하는 걸까?
가치로운 무언가를 해야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도하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이런 시시한 삶을 살고 있는 내가 참 한심하고 부끄럽다.
일을 해야 하는데,
사람은 일이 있어야 한다.
나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