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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겨울 이야기

by 하이디_jung 2008. 5. 27.

  겨울 이야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 이다희 옮김
 
  실로 오랜만에 책을 들었다. 작가이면서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 번역가로 더 잘 알려진 작가의 셰익스피어 겨울 이야기를 셰익스피어 원본 읽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작가는 원본에 가까운 텍스트를 비롯해서 셰익스피어 읽기를 충분히 해서 번역했다고 말하고 있듯이 이윤기의 겨울 이야기는 셰익스피어 작품을 잘 보여주고 있다.
 겨울 이야기는 작은 오해가 낳은 불씨가 엄청난 불행을 가져다주는 이야기로 흑과 백이 분명한 셰익스피어의 진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시칠리아의 왕 레온테스는 시칠리아를 방문한 친구인 보헤미아의 왕 폴릭세네스와 왕비 헤르미오네가 부정한 사이로 오해하게 되면서 불행이 시작된다. 왕비를 믿지 못하고 감옥에 가두고 만다. 그로 인해 왕자는 슬픔을 못 이겨 숨을 거두고 왕비 헤르미오네는 감옥에서 딸을 낳는다. 그러나 레온테스 왕은 딸이 왕비와 폴릭세네스 사이에서 생긴 사생아라며 신하를 시켜 버리고 만다. 왕비도 아들이 죽었다는 말에 기절하여 죽는다. 세월이 흘러 버려진 공주 페르디타는 아름답고 정숙한 처녀로 자란다. 시골 양치기의 손에서 잘 자란 페르디타는 보헤미아의 왕자 플로리젤의 연인이 되지만 양치기 축제날 보헤미아의 왕이 변장을 하고 나타나 위기에 몰린다. 그래서 플로리젤은 신하 카밀로의 권유로 페르디타를 데리고 시칠리아로 도망을 간다. 한편 레온테스는 늦게나마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후회와 회한으로 괴로워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시칠리아에 도착한 젊은 연인들은 레온테스를 만나 페르디타가 버려진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레온테스와 폴릭세네스도 화해를 하고 죽은 줄만 알았던 왕비 헤르미오네를 만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중세 소설이 다 그렇듯이 이야기의 전개과정이 잘 드러나고 신화 속의 인물들의 이름과 겨울 이야기의 등장인물의 이름이 똑같은 것은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초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에서도 오해가 빚은 불행은 빈번하게 나타나며. 중세적 가치관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셰익스피어 작품의 묘미는 무엇보다 문장 속에 흐르는 명대사가 기가 막힌다. 번뜩이는 기지. 언어의 함축성 또한 멋지다. 무대 극으로 영화로 더 많이 알려진 까닭이 아마도 작품의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대화의 함축성. 그러면서도 최상의 어휘와 선명한 캐릭터는 충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오래전에 섭렵했다. 사대비극으로 불리는 네 작품을 비롯해서 한 여름밤의 꿈까지. 그러나 너무 오래전에 본 것이라 이제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이윤기의 겨울 이야기는 한 손에 다 읽어 버렸다. 모처럼 재미있게 중세문학의 대가 셰익스피어를 만나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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