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내 영혼에서도 바람이 일고 있다.
이토록 막막하고 답답할까.
작은 바람에도 후두둑 떨어지는 낙엽처럼 내 영혼이 땅속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 동안 잠잠하던 내 지병인 가슴앓이가 도진 모양이다.
파릇파릇한 이십대도 아니면서 영혼을 파고드는 그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한다.
어디 낮선 곳으로 나를 버리고 떠나고 싶다.
언제쯤 나는 철이 들까.
참 답답하다.
기다림에 지쳐 죽을 것만 같다.
소리없이 울었던 지난 밤이지만 오늘은 소리내어 울고 싶다.
바보 같이 엉엉 울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