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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케치

가을을 보았네

by 하이디_jung 2010. 8. 30.

 

  영원할 것 처럼 뜨거웠던 태양이 서쪽으로 스스히 물러나고 있다.

휴~~`

이제야 살 것 같다.

벼가 고개를 숙이고 넘어가는 햇살 붙잡고 알맹이를 채우려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사과밭의 사과 나무에선 눈 감짝 할 사이에 사과는 자취를 감추었다.

며칠 안본 사이 벌써 누군가에게 달콤한 시간을 선사하고 속절없이 사라져 버린 모양이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빨간 꿈을 꾸며 태우고 태웠건만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한채로 사람들의 달콤함에 만족하며 사라져 갔나보다.

어느새 들판에선 가을 냄새가 피어 오른다.

주렁주렁 달려있는 붉은 고추는 올해의 풍년을 상징처럼 보여주고,

맑은 하늘은 다가올 가을이 아름다운 계절일 거라고 미리 알려주는 듯하다.

발그레한 고구마에선 어릴적 추억 한 자락 떠오르고,

투박한 할머니의 손에서 정성들여 키운 흔적이 묻어난다.

그래서 할머니의 자판에서 값을 깎지 않고 덤으로 달라는 소리도 않는다.

이제 정말 가을이 오려나...

여름, 태양은 그렇게도 뜨거워 지칠 줄 모르더니...

가을을 보았다고 친구가 문자가 왔다.

그래서 자연은 공평하다.

세상 모든이에게 가을이 왔다고 소식을 보낸 모양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누리기를 허락한 신들에게 축복 있으라.

나는 지금 가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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