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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케치

친구

by 하이디_jung 2010. 8. 24.

 

  오늘 나의 세상은 회색빛이다.

맑고 파란 하늘에서 날선 햇볕이 쏟아지는 팔월에 나는 더위와 허전함만이 느낄 수 있다. 친구에게 마음이 허전하고 우울하다고 하소연하니 우리 모두가 가끔씩 느끼는 그 무엇이라고 한다. 며칠전 큰아이가 일주일간의 휴가를 받아 집에 왔다가 돌아 갔다. 형이 왔다고 작은 아이도 집으로 돌아오고 해서 며칠은 식구가 모처럼 다 모였다. 조용하고 넓은 집이 갑자기 꽉 차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부대끼며 며칠을 보내다 아이들이 다 돌아 갔다. 아이들이 돌아간 오후 해질녘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더니 급기야 슬픔으로 잠기게 한다.

그리고 불도 켜지 않은체 어둠에 잠겨 소리없이 울고 말았다.

이별은 만남을 예고하고, 만남 또한 이별을 예고 한다더니 큰아이는 대학을 가면서 줄곧 헤어져 살았다. 그래서 더 애잔하고 가슴이 아린다. 제대로 밥은 먹는지 사는데 불편함은 없는지, 집 떠나 객지에서 학교를 다니느라 철마다 나오는 과일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것 같아 늘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여태까지는 혼자서 잘 꾸려가는 것을 보면서 대견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을 보면서 행복이 별건가 싶다. 가족은 늘 함께 하면서 오손도손 사는게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다 내보내고 부부만 남아서 무슨 재미가 있기를 하나 적적하기만 하다.

부부라는 인연도 아이들이 있을 때 부부 다워지지 아이들이 없으면 서로에게 무관심해 진다.

그래도 친구의 위로가 있기에 우울한 마음을 털어 낼 수 있다.

요즘 같은 날 정말 친구가 필요하다,

서로 위로가 되어 줄 수 있는 친구.

내게 그런 친구들이 많아서 참 다행이다.

내 작은 변화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알아 주는 친구, 나도 그래서 그 친구를 좋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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