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어 생일은 잠시나마 행복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닌가 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남편이 해주는 생일 선물에 기뻐했는데, 나이드니까 남편이 해주는건 무덤덤하고 아이들이 해주는 것은 그 것이 작은 것이라도 기쁘고 행복하다.
어제 내 생일이라고 아이들로부터 선물로 골프티셔츠랑 꽤나 비싼 스카프를 받았다. 기쁜거야 말할 것도 없지만 두 아이의 선물을 보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 큰 아이는 명품 스카프를 보냈고 작은 아이는 가을에 필드 나갈 때 입어라며 골프티셔츠를 들고 왔다. 큰아이는 하나를 가져도 좋은거 확실한거를 한다. 그래서 선물을 해도 두고두고 쓸 수 있는 것을, 가치와 품격을 추구하는 반면에 작은 아이는 고급스럽지 못해도 실용적인거, 그래서 실용주의적이다.
형제가 사뭇 다른 점이 참 많다.
큰 아이는 성격이나 사고가 엘리트적인면서 학자적이고 또 합리적인 면도 있다. 반면에 작은 아이는 리드십이 강하고 독창성이 강하다, 그리고 예술적인 감각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의 진로를 정할 때 큰 아이는 학자의 길을 택해서 물리를 전공하고, 둘째는 건축학을 시켰다. 작은 아이는 조직속에서 일하기 어려운 매이기 싫어하고 개성이 강하기에 독자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건축학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둘다 자기분야가 매력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보인다.
사람들은 딸이 있어야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들만 있다고 재미없거나 그렇지는 않다. 다만 아기자기한 맛이 없다는 것 뿐 아들이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은 더 깊다.
그리고 부모라는 입장은 자식을 보기만해도 행복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나중에 결혼하면 어떻고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예전부터 사랑은 내리사랑이라고 했듯이 우리가 부모보다 자식을 더 사랑 했듯이 그들 역시 자식에게 사랑을 더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
부모는 그들이 잘 되기를 그리고 열심히 사는 것을 지켜보며 대견해하며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으로 만족하면 좋지 않을까. 자식에게 기대하거나 뭔가를 바라지 말 것, 자식이 결혼하면 마음을 비울 것, 그 후엔 자식에게서 놓여난다고 생각하고 무한히 자유로울 것이 좋은 길이다.
부모의 생일이라고 잊지않고 작은 선물 하나로 기쁨을 선사하고 자주자주 안부를 물어주면 더 이상 바랄게 없지 않을까.
시간이 허락한다면 가끔 식사나 같이하면 더 좋겠지.
옛말에 '굽은 소나무가 산을 지킨다고'했다. 곧고 잘 생긴 나무는 제목으로 쓰이기 위해 산을 떠났다는 이야기는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자고로 부모도 때로는 대인다워져야 자식이 세상 한 가운데 우뚝서지 않을까.
고맙다, 내 아들로 태어나 준 아이들 영권이, 영훈이 그리고 사랑한다.
생일선물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