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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케치

제주도 이야기

by 하이디_jung 2011. 3. 10.

 

  푸른 바다가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제주를 다녀간지 10여년이 되었다. 그 사이 참 많이도 달라졌다. 깨끗한 도시가 어느 관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관광도시답게 잘 정돈되고 가꾸어져 거리가 아름답다.

습지코지의 풍경은 여유와 낭만이 넘친다. 깊은 갈대밭을 개발하여 아름다운 공원으로 만들어 놓으니 한편의 그림같다. 민트레스토랑은 건물자체가 멋스러움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사방이 유리벽이라 안에서 바깥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눈이 시릴만큼 아름다운 풍경화 같다. 향긋한 유자차 한 잔은 쌓인 피로를 잊게 만들었다. 다음에는 습지코지를 방문하면 달콤한 카푸치노를 마셔야지...

바닷가 습지코지의 풍경을 따라 예쁘게 나 있는 길을 철학적인 사유보다 아름다운 사색을 즐기며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바다로 바다로 가고싶다.

호텔신라의 바닷가 정원은 주제가 마치 길인양 오솔길이 사방으로 나 있다. 언덕길, 바닷길, 동물원 가는 길, 동백숲으로 가는 길, 그리고 아열대 나무가 울창한 길 등 어느 한 길이든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궁금함을 자아낸다. 난 주제가 길 같다고 했지만 신라의 정원은 이미 바람의 언덕으로 불리워지고 있다.

길이란 설레임이다.

아침 햇살에 기지개를 켜며 잠에서 깨어나는 나무의 싱그러움을 엿듣고 동백의 미소를 답한다.

한라산은 아직도 눈이 수북히 쌓여 산을 오르고자하는 이들을 경계한다. 어리목에서 철죽군락지 1700고지까지 두 번이나 올랐으나 정상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이번에 기필코 정상에 올라 백록담을 보아야겠다. 아이젠을 신었지만 눈길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거친숨을 몰아쉬며 진달래 대피소에 당도했다. 나머지 250m 정상을 과연 오를 수 있을까, 일행에게 피해를 끼치는 건 아닐까, 몇 번을 생각했다. 결국은 이유를 막론하고 등떠밀려 정상을 향했다. 그런데 의예로 올라온 코스보다 수월하다. 1800m 고지에서는 한라산은 맨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위며 얼어붙은 이끼까지도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힘들게 오른자를 위한 배려인양 속살을 드러내었다. 멀리 바다에서 불어 오는 바람은 때마침 내리는 눈발을 실고 사정없이 매질을 했다. 정상 백록담 분화구 깊은 곳은 안개만이 자욱하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분화구와 경계를 짓는 나무 울타리 난간에 서서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닥을 상상하며 인간이 지닌 힘으로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생각해 본다. 정상 동능에 올라 벅찬 감동과 희열을 느끼는 것도 잠시 영하의 추위에 오래 머무를 수 없어 아쉽지만 하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스스로 대견해 한다.

난 참 대단한 여자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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