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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산행

by 하이디_jung 2011. 9. 26.

 

산악회에서 비슬산을 다녀왔다.

아직은 단풍들지 않았지만 머지않은 날에 발갛게 물들 것이다.

모처럼 도시락을 가지고 가는 산행이었다.

정상 대견사지 절터에 자리를 펴고 도시락을 꺼내보니 다양한 종류의 반찬이 부페식당을 방불케 한다.

힘들게 정상에 올라온 뒤라 밥맛이 꿀맛이다.

옹기종기 앉아 점심 먹고 커피에 과일까지 완벽한 오찬이다.

대견사지 절터에는 절은 소실되었으나 긴 세월을 지켜온 석탑이 우뚝 서서 옛날을 말해주고 있다.

절이 지금 껏 있었다면 얼마나 멋질 것인가는 주위를 돌아보면 느낄 수 있다.

발 아래 세상은 마치 극락에서 이승을 바라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참 멋진 곳이다.

우리나라 어딘들 멋지지 않은 곳이 있으랴만은 비슬산의 대견사지 절터는 부처님 품에 안긴듯한 평온함이 있다.

비슬산 앞으로 넓은 땅이 대구 테크노폴리스 벨트로 개발중이라 시끄러운 소음과 먼지를 날리고 있다.

큰 산아래 첨단산업단지가 들어 선다는 것은 뭔가 웅장한 기운을 방해하는 느낌이 들어 마땅치가 않다.

이미 보상을 받은 주인은 떠나고 몇 년채 농사를 짓지 않은 논밭에는 억새가 가을을 채우고 있다.

은빛 물결의 환희와 가을 꽃 코스모스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산기슭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행운에 놀라 어디로 옮겨 갔을까.

내 알바 아니지만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없는 아쉬움에 이런 생각을 해본다.

가을 쓸쓸함에 부질없는 생각이 잠시 귀가길 발길을 멈추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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