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너무 피곤하다.
오전 공부를 마치고 제2석굴함이 있는 부계면에 호두를 사러 갔다.
해마다 추석이 다가오면 호두를 주문한다.
미리 전화를 해두지 않으면 호두를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티재를 넘어 가기전에 더덕정식으로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차를 몰아 부계 대율마을에 도착했으나 호두집을 찾지 못해 헤매었다.
홍씨 집성촌이라 이름이 비슷하여 더욱 찾을 수 없었다.
홍위근, 홍이근이니 발음이 비슷하니 더 그랬다.
한 시간을 돌고 돌아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좁은 돌담 길을 몇 바퀴를 돌았는지 모른다.
나중에 알고보니 홍위근 할아버지는 대율2동에 사시고,
홍이근 할아버지는 대율1동에 살고 계셨다.
우리가 찾는 분은 홍이근 할아버지 댁이었다.
힘들게 찾은 할아버지댁에서 방금 수확한 사과를 먹으며 한숨 돌리고
잘 말려 놓은 호두와 사과 한 상자도 샀다.
사과밭에서 막 수확한 사과는 단물이 줄줄 흐른다.
호두는 옹기에 담아두고 다람쥐처럼 내년 봄까지 먹을 수 있다.
담장을 타고 열려있는 애호박도 얻어서 돌아왔다.
꼬불꼬불한 한티재는 가을이 자욱이 내려 앉았다.
아름다운 드라이브 길로도 유명한 길이다.
아름다운 눈맛을 실컷 보았음에도 지금 몹시 피곤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