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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서쪽 방

by 하이디_jung 2013. 3. 4.

 

  오래간만에 한가로이 독서에 빠졌다.

봄 햇살 가득한 방,

 책장에 기대어 책속의 지혜를 찾아 떠나본다.

서쪽으로 난 방은 오후가 되면 눈부신 햇살이 가득 든다.

처음엔 이 방은 서재로 꾸며졌다가 이제는 넘치는 옷가지와 골프가방 그리고 잡다한 물건으로 가득찼다.

그래도 나는 이방에서 많은 시간을 소일하고 있다.

내 컴퓨터 책상이며 내 물건들이 많은 관계로 드나들 수밖에 없다.

가끔은 구닥다리 오디오를 통해 음악을 듣는데 CD나 테이프를 틀기도 하지만 오래된 LP판을 듣기도 한다.

LP판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은 왠지 따뜻함을 느낄 수 있어 참 좋다.

오늘도 햇살 가득 받으며 등에 쿠션을 받치고 책장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다.

보통은 책상에서 책받침에 책을 올려 놓고 읽었으나 요즘들어 기도용으로 놓여 있는 방석에 앉아 책장에 등을 기댄채 책을 읽는다.

마음이 조금은 여유로워지는 것을 느끼며 작은 행복에 미소 짓곤 한다.

그러고보니 이 서쪽 방은 참 쓰임이 많은 방이다.

하루를 정리하는 기도 방으로도 쓰이고 내가 세상을 훔쳐보는 e-세상도 컴퓨터가 있는 이 방이다.

일기를 쓰기도 하고 가계부를 적기도 한다.

내 마음의 쉼터같은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이 방에들면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다.

해질녘이면 노을이 창가에 찾아와서 더 좋다.

서쪽으로 난 방은 오후 햇살로 가득 채워져서 행복하다.

차 한 잔 들고 서성이면 지난 추억 한 자락 떠오르기도 하는 방이다.

어린 아들녀석들의 책 읽는 소리가 아련히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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