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해도 꽃을 봐야 봄이라더니,
매화가 피었다.
뒤질세라 노란 산수유도 피었다.
지난 일요일 수원에서 친구 아들 결혼식이 있었다.
나는 올라간김에 큰아이에게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차를 가지고 왔다.
이번에 이사한 아이가 거처하는 아파트는 꽤 괜찮아서 마음이 놓인다.
예식이 끝나고 점심을 먹고 함께 간 친구들은 대절한 버스를 타고 내려오고
나는 남아서 아들과 시간을 보냈다.
남은 시간 띡히 할일이 없어서 그냥 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아들의 여자친구가 마음에 썩 들지않아 그 애 이야기는 될수있으면 꾹꾹 눌러 놓고 있는 중이었다.
내 친구 아들들을 비유로 들면서 은근이 부러워하는 내 마음을 내비쳤다.
아이는 어떻게 생각할지,
엄마의 바램을 짐작하겠지만 그 또한 지마음대로 안되는 것일게다.
엄마의 주절거림에 아이는 슬쩍 자리를 피한다.
어렵게 공부시켜 최고의 자리로 가는 길을 만들어 주었는데,
내 욕심이라는 거 알지만 서운하고 또 섭섭할 뿐이다.
자식이 장성하면 왠지 사이가 서먹해질 때도 있다.
특히 아들 여자친구 얘기가 나오면 그렇다.
아이와 하룻밤을 지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는 엄마가 왔다고 지갑을 사뒀다가 준다.
작은 선물이지만 아이의 마음씀이 고맙고 이뻤다.
부모 섬길줄 아는 기특한 아이다.
지금 마무리되고 있는 논문이 굴지의 세계과학잡지에 꼭 실리기를 확수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