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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가이드와 동행(스페인)

by 하이디_jung 2009. 5. 1.

 
  맑고 깊은 파란 하늘에 양떼구름이 머무는 고흐의 하늘이 있고,
달리는 차창 밖으로 푸르른 밀밭이 바람에 일렁이고,
노랗게 피어난 달개나리는 끝없이 우리를 쫓아오는데,
뒤질세라 보라색 라벤더는 들판을 채우며 따라오고 있었다.
여행은 뭐니뭐니해도 길동무가 좋아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마난 가이드는 첫인상이 나약해 보여 모두가 실망했었다.
나 역시 이번 여행은 가이드의 안내 빈곤에 많은 이야기를 놓치겠다고 실망했다.
마드리드에 도착하자 기도 없어 보이고 머리에 든 것도 없어 보이는 저 사람이 제대로 설명은 할 수 있을까 염려했던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유럽의 역사와 예술, 문화가 가이드의 입을 통해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가이드의 유창한 설명은 스페인에 대한 공부를 따로하지 않아도 될 만큼 부족함이 없었다.
세계사를 한 눈에 꾀고 있고 연대기도 입력된 기계음 같이 줄줄 흘러나왔다.
외국어도 영어, 불어, 이태리어, 스페인어,를 구사할 수 있어 스페인 가이드만 하는 게 아니라 유럽 전체를 다하고 있다고 했다. 경력이 20년이 넘다 보니 상당한 베테랑이었다.
이런 사람이 어찌 우리 팀의 가이드를 맞게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서울에 왔다가 인솔자 없이 우리 팀을 바로 맡은 모양이었다.
우리 팀의 복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불만이 없는 것도 아니었는지 몇몇 사람들은 쇼핑을 시켜주지 않는다고 투덜 되기도 하였다.
나는 박식한 가이드를 만나 내 지적 욕구를 채울 수 있어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여행을 하다 보면 경력이 없거나 방문지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못하는 가이드를 만나는데 그럴 땐 실망하곤 했었다.
여행은 함께하는 길손이 좋아야 하고 또 유모스러워야 하며 박식해야 피곤하지 않고 지겹지 않다.
이번 여행에 길손이 된 사람들도 원만했고 팀을 이끈 가이드의 해박한 설명과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풍경이 기쁨에 충족하는 조건이 되어서 다행이자 행운이었다.
코르크나무 숲과 유카리툽스 그리고 빨간 양귀비 더 넓은 초원과 프랄산맥의 구릉의 밀 익는 냄새가 새삼 감동으로 다가온다.
내게 서유럽보다 아름답게 느껴지던 스페인...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다소 시끄럽지만 여유로운 사람들, 무엇보다 칼라풀한 그들의 색깔이 잊히지 않을 것 같다.
풀라맹고 춤, 집시, 테라스에 걸린 화분들 참 아름다운 나라였다.
가이스로인해 행복했고, 동행이 좋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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