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즈카페 음악,
보슬보슬 내리는 비와 너무 잘 어울려 환상적이다.
산골짜기 마다 구름이 걸려 있고 그 아래 아담한 동네는 무릉도원인가 하다. 나의 이상 세계는 눈에 잡히지 않는 것과 달리 늘 어디선가 발견하곤 한다.
지나친 소박함이 세상 모든 것이 충만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는가 보다.
점심을 가창 우륵마을에 가서 우리밀 칼국수를 먹었다. 주인이 직접 농사를 지어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우리밀로 찧은 밀가루를 팔기도 했다.
평소에 식당은 유명세로 왁자한데 오늘은 비가와서 그런지 몇 안되는 사람들이 국수 그릇을 앞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다.
옹기 그릇에 심어 놓은 수련은 맑은 모습으로 피어나 비에 젖고 수련 사이로 작은 관상용 잉어 한 마리 몸을 감춘다. 그렇게 작은 공간에도 우주가 깃들어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고추밭 울타리로 서 있는 옥수수는 강원도를 품고 있다.
옥수수 수염 한 가닥에 오대산 월정사, 또 한 가닥에 백담사, 다른 한 가닥엔 안개 자욱했던 미시령의 추억이 비에 젖는다. 봉평과 롯지의 시간도 떠오른다.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식사가 끝나자 우린 커피 한 잔의 달콤함에 젖어 일어설 줄 몰랐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커피의 향기로움을 깨고 비에 젖은 우울한 도시로 돌아올 채비를 서둘렀다.
차안엔 음악이 여전히 흐르고 있었다.
가끔식 움직이는 윈드 브러쉬는 요즘의, 내 우울한 마음이 맑아졌다 흐려졌다를 반복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다 지나가는 차안에는 연인처럼 보이는 커플이 참 행복해 보인다.
오늘은 운동을 쉬어야겠다.
친구와 어학실 공부를 끝내고 바람도 쐴겸 야외로 나가보았다.
푸른 들판에 비는 내리고 감미로운 음악은 흐르는데 마음을 둘 곳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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