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뻘뻘 흘리며 운동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전화가 왔다. 은행 볼 일을 봐달라는 것이다. 운동을 하다말고 허겁지겁 집으로 왔다. 집에 앉아서 볼일을 다마치고 운동삼아 시장 한 바퀴를 돌아 취나물과 첫출하된 국산 마늘쫑을 샀다. 국거리까지 사들고 돌아오는 길에 우유아줌마에게 잡혔다. 아줌마가 고객유치하는 같은 우유를 먹는다고 하니 그 동안 선물은 뭘 받았냐고 한다. 난 10년 넘게 이 우유만 먹었는데 선물이라곤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아줌마는 "어찌 그럴수가 있나"를 연발한다. 다른 사람들은 수시로 받는 선물을 왜 못 받았냐고 한다. 난 그냥 우유만 받으면 되지 뭐 선물을 받느냐고 하니까. 그런게 아니라고 한다. 우유를 1년만 받아도 선물을 준다고 하면서 갑자기 전시된 선물 중에 마음에 드는 거 하나 골라 보라고 한다. 꽤 값나가는 물건이 많았지만 내게는 필요한게 없었다. 그랬더니 오만원권 상품권도 준다고 했다. "어머, 오후에 일이 더 잘 풀릴거라 하더니 정말인가보네' 조간신문 운세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씩 웃고 말았다. 길가다 왠 횡재야, 기분 좋게 상품권 오만원 받아서 오다가 M을 만났다. "언니 우리 이사가" "어디로?" "상인동 D아파트 80평으로"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오만원의 즐거움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장 무거움으로 바뀌고 말았다. 들고 있는 봄이 가득한 비닐봉지가 한없이 무거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