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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유치한 남편

by 하이디_jung 2011. 8. 1.

 

저녁 모임을 다녀온 남편이 느닺없이 아이방의 선풍기와 거실 선풍기를 바꾼다.

아이는 왜냐고 의아해 했다.

남편 왈, "거실 게 바람이 약해서 네 거랑 바꿀려고"

요즘나온 거실 선풍기는 바람이 약하다며 바람이 다소 세게 나는 아이거랑 바꾼다는 것이다.

아이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아빠보다 많으며, 또 거실은 구조적으로 바람이 통하기 때문에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충분한 이유를 말하는데도 남편은 바꾸면서 아이의 설명을 왜곡하는 것이다.

괜이 터무니 없는 이유를 갖다 부치자 아이는 '아빠는 꼭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변명을 하더라"며 쫑알 거린다.

남편은 화가 나버렸다.

내가 차를 우려놓고 마시자고 해도 묵묵부답이다.

무슨 생각을 하느라 베란다 테이블에 앉아 깊은 고뇌에 빠진듯 보였다.

나는 아이와 차를 마시고 하루를 마무리 했다.

옆에서 볼 때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닌데 말도 하지않고 고립무원인양 한다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본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참 유치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남자는 때로 아이들보다 더 아이 같다더니 틀린 말이 아닌듯하다.

그럴 땐 꼭 밴댕이 소갈딱지 같다고 중얼 거린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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