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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가을은 싫다

by 하이디_jung 2012. 10. 18.

하루가 다르게 빨갛게 물들어 가는 단풍을 보자니 새삼 세월의 무상함을 맛본다.

오늘은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를 흔들고 그 바람은 내 마음 깊숙히 파고든다.

춥다,

육신이 추워지고 마음이 시려온다.

파란 가을 하늘에서 고흐의 하늘을 본다.

해질녘 활짝 핀 해국 앞에서 뜨거웠던 여름을 떠올리며 인고의 시간을 느낀다.

나이듦이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지만 가을이면 켜켜이 쌓여가는 세월이 느껴져 싫다.

좋은 계절이라고 결혼 청첩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고 보면 축복의 시간인데 사람들은 마음의 허전함을 느껴야 할까.

얇은 옷은 옷장에 넣고 두꺼운 옷을 꺼내 겨울 채비를 서둘렀다.

어제 오늘 뚝 떨어진 기온이 몸과 마음을 추위를 느끼게 한다.

차라리 어서 추워지기를 바란다.

허전한 마음이 꽁꽁 얼어 붙어 내면 깊숙히 웅크릴 망정 쓸쓸해지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가을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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