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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친정엄마

by 하이디_jung 2012. 11. 26.

 

  간밤의 비가 마지막 남은 가을을 훔쳐가버렸다.

먼 산에는 하얗게 여튼 눈이 쌓였다.

아침 바깥 풍경이 겨울로 흐르고,

나뭇가지 단풍은 간밤의 모진 비바람에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바람이 제법 차갑다.

대충 집을 치우고 친정 엄마를 찾아 갔다.

모처럼 무우밥을 해먹기 위해 생굴도 사고 따뜻한 방한 웃도리도 한벌 샀다.

그리고 근처 슈퍼에서 마루에 까는 겨울용 자리도 대자로 하나샀다.

벌써 해드릴려고 했는데 한결같이 마다하시기에 여태껏 미루던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해드리니 엄청 좋아 하신다.

노인네 거짓말쟁이다.

그저 내가 뭘 해주겠다고 하면 손사래부터 친다.

새해면 팔순에 접어드는데 남은 시간 잘해 드리고 싶다.

엄마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안았다며 거절만 거듭하신다.

아직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시지만 모를 일이다.

자식으로서 바라는 건 앞으로 십 년만 건강하게 살다 가시면 좋으련만,

노인네 건강이란 믿을 수 없어 살피고 또 살펴 볼 뿐이다.

고생만 하신 우리 엄마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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