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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봄은 이팝이다

by 하이디_jung 2013. 5. 15.

 

   봄은 이팝나무 꽃이다.

 봄의 정점은 이팝나무라고 정의하고 싶다.

하얀 꽃이 가지마다 소복하다.

초록과 흰색의 대비가 가져다주는 순백의 아름다움에 초승달은 수줍은 듯 하다.

바람이 하얀 가지를 흔들라치면 꽃무리는 애써 일렁인다.

어느 새색시의 혼으로 태어 났다는 이팝나무 꽃은 이밥이라고도 한다는데,

얼마나 서러웠으면 소복히 담겨진 쌀밥처럼 태어 났을까.

이팝나무의 전설이 달빛처럼 시리다.

이팝이 피면서 아카시아도 피기 시작했다.

봄은 이팝나무에서 정점을 치고 아카시아가 피기 시작하면 여름으로 간다.

그래서일까,

기온이 여름을 방불케 한다.

날씨와는 상관없이 오월은 온갖 꽃을 피우며 계절의 여왕임을 자랑하고 있다.

어느 새 울타리엔 붉은 장미가 넝쿨마다 아름답다.

유수와 같은 세월을 순환되는 자연앞에 더 이상 빨리 간다고 원망하지 않으리라.

창을 열면 아카시아 향기가 밀려온다.

그 짙은 향기는 사춘기 때 좋아했던 아카시아 껌을 떠올리게 한다.

잠시 이팝나무 꽃을 잊고 아카시아 향을 쫓아 본다.

자정이 넘어가고,

차 소리마저 조용한 새벽이 오고있다.

아이는 지금쯤 대전을 막 지나고 있을 것이다.

막차를 타고 온다는 아이를 데리러 역에 갈 준비를 한다.

새벽 2시30분에 도착 한다는데,

새벽길 택시보다는 엄마가 마중을 가야겠기에 잠을 청하지 못하고 있다.

봄,

이팝나무 꽃,

그리고 아카시아 향기가 내 마음을 적시며 여름으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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