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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안도의 시간

by 하이디_jung 2013. 11. 7.

 

  만추...

세상이 가을이다.

가을 산자락을 따라 걷다보면 내 마음도 물든다.

모두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오고보니 산다는 게 새삼스럽다.

얼마 전 남편은 중국으로 여행을 떠나고,

큰아이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물리학회 참석차 미국으로,

그리고 작은 아이는 아이대로 제주엘 갔었다.

나는 아무도 없는 빈 집을 지키며 혼자 밤 먹고 혼자 잠을 자며 새삼스럽게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본 시간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떨어져 있다보니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물리적 거리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

심리적인 거리가 아무리 가깝다고 하더라도 물리적인 거리를 무시 할 수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다 보니 전화기만 붙들고 있었다.

큰아이가 보내준 사진 한 장은 반갑기가 그지 없었다.

학회참석해서 자기 논문 포스터 앞에서 설명하기 위해 페이스 북을 들고 선 모습은 너무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웠다.

나는 아이를 껴안듯 전화기를 품속에 안아보고 입맞춤을 했다.

남편과 자식이 한꺼번에 떠나있는 동안 홀로된 외로움과 허전함을 톡톡이 느껴 보았다.

제일 먼저 작은 아이가 돌아 오고,

다음에는 남편이,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큰 아이가 아무 탈 없이 돌아 왔다.

그제서야 내 마음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고 안도했다.

그렇게 온 신경이 사방팔방 흩어져 있다 제 자리로 돌아 오고보니 가을이었다.

가을을 보니 친구도 생각나고 한 소절 시도 생각난다.

어제 비가 온 뒤라 젖은 낙엽을 밟으며 "시몽 너는 아느냐' 고 독백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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