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자주 온다.
이 가을 허기진 마음을 채울 수 없어 그러는 걸까,
아니면 세상사가 힘이 들어서일까.
예사로 생각하고 밤늦은 시간에 울리는 전화는 받지도 안했다.
오늘 그 친구의 목소리엔 행복이란 단어의 가장이 묻어난다.
외롭다고 하소연하는 친구에게 달리 위로의 말이 생각나지 않아,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외로운 존재인 걸 몰랐어"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라고 했다.
정말 어려운가 보다.
안스러움에 마음이 아프다.
요즘 세상이 그렇다.
나 역시 지금은 너무 힘들어서 세상을 내려 놓고 싶은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년 만년 살 것처럼 아웅다웅이다.
세상이 이럴진데 곱게 살지 못하고,
어제도 모임에서 만난 친구들을 통해서 인간이 어쩌면 저렇게까지 누추해 질 수 있을까 싶었다.
여자도 아니고 남자들이...
영원히 철들지 않을사람들 같았다.
무식함에서 비롯되는 지 잘난 인간들 때로는 인연의 끈을 놓고 싶어진다.
고향친구들만 아니었어도 나는 그들을 보지 않아도 될터인데...
매너있는 친구도,
개념없는 친구도 다 인연인 것을 내 어찌 모르겠는가.
점잖은 친구는 가을을 타는 듯 센치하고,
점잖치 못한 친구는 가을이 누더기처럼 너덜하다.
모쪼록 외로움을 타는 친구가 아무 탈이 없기를 바래본다.
인간은 원래 외로운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