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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스케치

마음 다스리는 길

by 하이디_jung 2008. 9. 20.

 

  이윤기 산문집 '내려올 때 보았네'를 들었다.

주말 오전이라 산이나 갈까하다가 그냥 책이나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서재에 들어 앉아 오전내 이윤기 선생을 만났다. 작가 이윤기 선생은 현대 글쟁이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그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물론이고 번역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 등 수도 없는 작품들을 대하면서 나는 이윤기라는 또 한 사람의 글쟁이를 알아가고 있다. 오래전 일인데 나는 선생의 초기 산문집 '아메리카 and 아메리칸'을 가지고 있었는데 수필가 정재호 선생이 정중하게 당신에게 주면 안되겠냐고 하시어 눈물을 머금고 드린적이 있다. 그 책은 선생의 초기 산문집이라 서점에서 구하기 힘든 책이었다. 정재호 선생도 당신의 수필집 여러 권을 내게 주시곤 했다. 사인을 정성스레 하시고서...

나는 이윤기의 글을 사랑한다.

'내려올 때 보았네는'는 그가 격고 느낀 것들을 잔잔하게 그려가고 있어 내 어지로운 마음을 다스려 준다.

내가 선생을 흠모하는 마음은 선생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비롯 되었다. 세계 역사의 중심은 그리스 로마라는 내 나름대로의 관점에서 신화의 이해는 필수였기 때문이다. 물론 동양적 중심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내 주관적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니 서구 중심주의와는 관련이 없다.

나는 선생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유럽 여행을 했다. 덕분에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나는 감동하며 볼 수 있었다. 유홍준 교수의 "아는 만큼 보인다"는 유명한 일갈을 적극 동조하면서...

내 책 읽기는 마음이 어지러우면 극에 달한다.

배고픈 사람이 폭식하듯 내 눈을 혹사시킬 만큼 무차별적이다.

그런데 오늘은 그렇지가 못하다.

마음이 카오스로 가득차서 고요함을 밀어내고 있음을 본다.

차라리 산을 가는게 옳았나 되물어 본다.

선생의 논리 정연한 글들이 뇌리에서 맴돌뿐 내 이성적 체계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

책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해 본다.

 

부처님의 설법을 기록한 '아함경'에 네 가지 거룩한 진리는

첫 번째 진리. 삶이란 '고苦'라는 것이다.

두 번쨰. 고는 어떻게 발생하는가? 욕망을 일으키는 '집執'으로 말미암아 '고'가 발생한다.

세 번째. 그렇다면 이 "집"은 어떻게 '멸滅'해야 하는가? 사물에 대한 목마른 사랑을 남김없이 '멸'하고. 버리고. 벗어나 아무 집착이 없게 되기에 이르는 것이다.

네 번째. 어떻게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는가?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자신의 견해를 실천하는 등 여덟 가지 길이 있으니 이것을 팔정도八正道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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