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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후기

태항산을 다녀와서

by 하이디_jung 2013. 3. 29.

 

  지난주 남편과 모임에서 중국 구련산과 태항산을 다녀왔다.

아직도 그 여운으로 뭉친 다리가 풀리지 않는다.

모처럼 친목회서 많은 인원이 움직이니 시끌벅적 재미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베이징에 내려서 고속전철을 타고 허난 성으로 이동하니 밤 12시가 되었다.

베이징역은 규모가 엄청났다.

우리의 인천공항보다 더 크고 끝이 보이지 않았고 표가 없으면 대합실에도 들어올 수 없도록 차단했다.

대합실을 들어 가려면 엑스레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인구가 많으니 문제도 많은 모양이다.

구련산을 구경하면서 놀랐다.

그랜드캐넌처럼 대륙의 판 이동으로 생긴 거대한 절벽은 숨이 막혔다.

다음 날 태항산 협곡에서 느낀 것은 구련산은 맛보기에 불과했다.

태항산 협곡은 천리 낭떠러지 절벽에서 두려움으로 긴장이 팽배했다.

전동카를 타고 두 시간을 달려도 거대한 협곡은 끝나지 않았다.

고도 1750m에서 깎아지른 절벽위를 전동카를 타고 달리다는 것은 쓰릴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비경에 할 말을 잊을 수밖에 없지만,

세상에 아무리 좋은 것도 몇 시간을 두고 본다는 것은 그사이 눈에 익은 탓일까 감동이 희미해져 갔다.

그래서 중간에 전동카를 보내고 절벽에 설치된 나선형 계단을 내려오기로 했다.

통제계단은 나무판자 99개가 설치된 치명적인 두려움이었다.

까마득한 아래를 내려다보니 오금이 저려 한 걸음 옮기기도 싶지가 않았다.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며 기둥만 잡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왔는데 땅을 디디는 순간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

온몸이 긴장감으로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설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곳 사람들은 절벽 위 손바닥만 한 땅을 일구어 농사를 짓고 있었다.

협곡에 갇혀 먹을 게 부족해 위험천만한 작은 땅도 놀리지를 않았던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자주 보던 애니메이션 '머털도사'가 생각났다.

하늘에 닿을 듯 너럭바위 위에서 밭을 갈던 도인이...

그때는 만화니까 했는데 세상에 태항산에서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중국의 여러 산에 대한 정의를 내려 보았다.

장가계는 아름답고,

황산은 웅장하고 멋있고,

태항산은 무섭다,라고...

억겁의 세월을 견디고 우리 앞에 숨 막히는 비경으로 소름 돋게 만든 태항산,

그 거대함에 놀라고 엄청난 장관 앞에 말을 잃었다.

또 하나 중국이라는 나라는 무슨 복이 많아 그렇게 멋진 산을 하나도 아니고 수도 없이 많을까.

부럽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삶이 무료 해질 때 떠나는 여행은 희열을 느끼게 한다.

남편과 함께 다녀온 중국여행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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