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많은 인연들을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비단을 짜듯 인생을 만들어 간다. 어릴 적 만나고 헤어짐이 단순했던 그 순수함이 어른이 되면서 각자의 이기도 관여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나는 사춘기를 지나면서 소위 말하는 지적 수준이 아니다 싶은 사람들하고는 눈길도 마주치지 않았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들었는지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다 존재 이유가 있는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내 작은 오만이 미처 그것을 깨닫지 못했을 뿐이었다.
이제나마 지금껏 만들어진 인연들이 참으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혜안을 가지게 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난 요즘 새로운 어떤 인연을 만들어 가고 있다. 목화솜에 빗물 스며들 듯 어느새 내 마음 속으로 그 인연이 들어와 버렸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인연이라 저어기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설레임이 커져가고 있어 놀랄 뿐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게 아니니 절제가 필요할 것 같은데. 마음은 이미 혼란에 빠져 내 속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있음을 나는 진작에 알아 차렸지만 세월에 묻혀 미래로 나아가고 싶다.
요즘은 갑자기 언니라 불러주는 이들이 많이 생겨 즐거우면서도 걱정 스럽다. 난 놀기에 익숙하지 않아서 나만의 시간이 점점 줄어감이 못내 아쉬워서다.
책에 묻혀 내 안에 갖혀있을 때가 때론 편안함을 느낄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인연!
새로운 인연은 내 영혼을 확장시켜 세상을 좀 더 넓게 너그럽게 바라 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수채화같이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어 가려 한다.
우리 삶에 있어서 인연이란 만나고 헤여짐의 어휘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끈끈한 정으로. 때론 끊어 버리고픈. 동아 줄 같은 것이리라.